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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망은 또 다른 희망이다.
    하이닉스2007 2021. 6. 10. 21:14

    절망은 또 다른 희망이다.

     

    몇일전 850여일 우리의 한이 서린 천막들이
    내 살점 띁겨져 나가듯 버려지고
    지금은 시커먼  자국들만 남긴채 사라졌다.

    한 열흘 심각한 상실감에 알콜냄새 진동을 하는
    새벽들을 보내고 있다.

    너무 힘들어 마세요  그냥  늘 하던데로 합시다 ..

    생각난다.  지긋지긋하고 지쳐있고 포기하려 할때
    누군가  천막에서 나에게 했던 말이다.

     


    항상 큰 집회외에는 늘 고요하고 쓸쓸했던
    하이닉스정문앞 천막농성장주변 그곳에서
    매년 이맘때면 천막 건너편 LG화학 화단에서 울타리를 비집고
    우리를 향해 피어 나던 장미꽃이 있었다.

    일상에서 지친 우리들을 언제나 말없이 기다리며
    배가 꺼진 것도 잊은 채 현장에서 거리에서
    실천하고 투쟁했던 우리들에게 정열같은 빨간 장미꽃들이 있었다.

     

     


    항상 5월,  봄의 끝에...
    자기 몸으로 피워낸 꽃들로 자극하지만 
    우리는 그때 알지 못했다 
    우리를 향해 피는 꽃망울마다 희망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이젠 그꽃들이 피어 있어도 볼 면목은 없지만

    그 꽃들이 우리들을
    변치 않는 모습으로 묵묵히 기다렸듯
    언제나 간절한 바람으로 기다리고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살다보면
    또 다른 봄이 오고... 그날이 오고...

    또다시  그꽃들은  우릴향해 피어 오른다.


    늘 그렇듯이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고
    아픔은 또 다른 기쁨이며
    절망은 또 다른 희망이다.


     

     

    2년간의 투쟁' 뒤로 하고

    천막농성장 철거

     


    2007년 5월9일 아침, 2년6개월 이 투쟁의 상징이기도한 하이닉스정문앞 천막농성장이 우리가 아닌 그들에 의해서 철거됐다.
     
    노동조합설립과 그로 인한 직장폐쇄의 소용돌이 속에서  2005년1월18일 정문앞 천막을 설치한지 정확히 이날이 842일 되는 날이다.

    형식상 구청에서 철거하러왔다지만 사측에 의해서 강제 철거 당했다는게 맞을것이다.
    사측에서 동원한 인력과 장비에  한시간남짓 우리의 투쟁의 상징이 트럭 짐칸에 실려 옮겨졌다.

    출근시간과 맞물려 직원들이 신기한듯 쳐다보고 언제나 하이에나같은 지역언론기자들은 철거인부들의 짜증에 아랑곳하지않고 여기저기 바삐 움직이느라 신났다.

    군데 군데 10명의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참담한 심정으로 철거 과정을 멀찌감치 지켜봐야했다
    한편에선 회사정문안 철조망과 바리게이트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돌아섰다.
    정문을 열고 환호하는 모습을 차마 역겨워서 더 이상  더이상 지켜볼수가 없었다.

    2년6개월의 시간까지 철거 되어지지는 않을 것인데..
    그들은 끝났다고 속 시원하다고 한다.

    그러나 끝나지않았다..
    돈으로 그리고 투쟁의 상징을  철거하면서까지 덮어두려하지만  결코 이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눈물이 핑-돈다.
    이날 하루종일 뭐라 말할순없지만 울분이 가슴속 저깊은 곳에서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세차게 비가내렸다.



    2005년 1월18일 천막치는 날

     

     


    우리들의 안식처

     아쉬움 
    | 2007·05·09 23:58 | HIT : 66 | VOTE : 0
     


    2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이 긴 시간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하면서 지내던 우리들의 안식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눈에는 흉물이 되어버린 , 며칠전까지만해도
    전 조합원들의 제2의 집이었던 천막이 오늘 아침 철거되었다.
    이 광경을 저녁뉴스를 통해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절여온다.
    몇몇 조합원들의 얼굴이 보인다. 옆에서 지켜보는 조합원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제는 믿기지가 않았던 일들이 하나하나 현실로 다가온다.
    2년 6개월동안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 나의 눈앞을 가린다.
    태어나서 가보았던 것보다 더 많이 가보았던 서울,국회앞,전국을 누비며
    그렇게 고생했건만, 영하 10도가 넘는 그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 않고 노숙투쟁을 했건만,
    곤봉에 머리가 터지고, 방패에 찢기면서도 물러서지 않았었는데...
    그때는 모두가 하나되어 한길로만 갔었는데 ...
    결국 이렇게 끝나는구나!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잘 지낼것을...
    너무나 아쉽다.  모든 것들이...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뜨거웠던 투쟁’ 가슴에 묻는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옛 하청지회 천막농성장 철거
    [충청매일]박성진 기자

    “우리의 손으로 차마 철거할 수 없어 남의 손을 빌렸으나 착잡한 마음뿐입니다.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는데….”
    하이닉스-매그나칩 옛 하청지회 소속의 한 조합원이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법적인 해결이 아직 남아 있는 시점에서 천막농성장을 철거하는 이유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천막농성장이 철거되던 9일 오전 옛 하청지회 조합원 10여명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철거과정을 일일이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간부 조합원은 천막농성장에서 나오지 못하고 깊은 시름에 잠기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신재교 하청지회장은 “마음이 아프다. 자식들이 걱정이다”며 불안한 미래를 걱정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천막농성장을 촬영하거나 자신들이 투쟁과정에서 사용했던 선전기구 등을 챙기는 등 2년5개월간의 뜨거운 투쟁사를 가슴에 묻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가정까지 버리고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고통을 참아가며 투쟁한 결과가 고작 이것뿐”이라며 “3살짜리 자식이 이제 초등생이 될 때까지 싸웠는데,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철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자 눈물을 삼키며 자리를 바삐 떠나기 시작했다.
    차마 마지막 철거과정까지 보고싶지 않은 마지막 바람이었다.

    10년 동안 땀을 흘리며 지냈던 일터를 불과 20여m 앞에 두고 ‘야전사령부’를 설치해 투쟁을 이어오던 하청지회 조합원들.
    자신들과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싸늘한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천막농성장에서 지낸 고통의 시간이 이제 마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돈 몇 푼에 자존심을 팔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하이닉스 측은 2년5개월만에 정문을 개방하며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 하청지회 조합원들의 표정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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